항상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
공연 /
2016-01-12 01:27:12
조회 : 9615
그 어떤 공연들보다 성남시향의 공연에서 커다란 만족감을 느끼고 돌아가는 관객 중 한명입니다.
어느 지휘자나 마찬가지로 자신과 잘 맞는 오케스트라와 작곡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예로는 VPO-뵘과 모차르트, CSO-아바도와 말러 등등이 있을 것 같네요.
정기연주회를 종종 가서 관람해보니 제 생각에는 성남시향과 금난새 지휘자는 차이코프스키가 참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가벼운 지휘처럼 보이지만 단원들과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그 합이 참 좋았습니다. 8월 공연이 그랬고, 제야음악회가 그랬습니다.
특히 각 파트의 단원들을 부드럽게 불러내는 제스쳐들이 성남시향의 편안한 음색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난 11월 마리오 코직의 지휘 때 드러났다시피 스트링 파트는 더 빠른 박자에서 많이 연습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브람스 교향곡 4번 1악장 막바지였나요, 드라마틱한 표현을 위해 지휘자는 박자를 올리는데 스트링파트, 특히 바이올린 파트가 그 박자를 못 따라가서 음색이 일그러지더라고요.
지휘자의 박자가 리허설 때와 본공연 때 달랐다고 할지라도 빠르기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사실은 되돌아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정기공연 중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지만 관객에게는 단 하나뿐인 객원지휘의 공연이거든요.
다른 분께서 언급하셨지만 말러 1번은 다른 공연들에 비해 불만족스러웠던 공연이긴 합니다.
여타 지역오케스트라와 달리 성남시향은 시향 자체와 관객들과의 유대감이 있는 편인데 그부분을 편하게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악장은 지휘자 본인께서 몰입을 많이 못하신 것 같아요.
어떻게든 집중하려했던 2악장의 결과로 3, 4악장 때는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셨네요.
우리는 클래식 감상은 점잖아야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양한 음악 취향만큼 다양한 공연문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락음악을 눈만 깜빡이며 듣는가 하면, 누구는 클래식을 들을 때 격정적으로 듣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른 곳보다 성남시향의 공연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다른 공연장 내에서 가끔 관람한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몇몇 내한공연에서는 점잖게 들어야한다는 각오가 음악을 들어야한다는 생각을 잠식한 관객들도 종종 보이곤 하는데, 성남시향의 공연에서는 그런 케이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느낍니다.
아무래도 금난새 지휘자께서 한번씩 관람문화에 대해 조언을 해주시는데 그 부분이 음악을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듣게끔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정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연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