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바틱 서커스 <디아볼로> (한국 초연!)
공연 /
2005-11-06 13:17:11
조회 : 12330
서커스의 신천지를 개척한 블루 오션 서커스 <디아볼로>와
연출자 자크 아임에 관한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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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이 공연] 서커스 '디아볼로'
조선일보 2005. 11. 3
/박돈규기자
서커스라는 말은 라틴어 ‘키르쿠스(circus·바퀴)’에서 나왔다. 물리적 속도와 정서적 불안이 느껴지는 어원이다. 서커스를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평가받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2004년 히트작 ‘카(KA)’에는 바퀴가 그득하다. 그 작품의 공동 연출자 중 한 명인 자크 하임(Jacques Heim)의 ‘디아볼로’(Diavolo)가 한국땅을 밟는다. 무대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디아볼로’는 1995년 영국 에든버러 축제 최고의 공연으로 뽑힌 작품. 자크 하임 연출로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한 이 서커스는 문, 계단, 사다리 등 일상의 소품으로 삶의 부조리와 발버둥치는 인간군상을 담아낸다. 무용수, 체조선수, 배우들로 짜인 출연진은 기이하고 초현실적인 풍경을 곧잘 밀어 올리는 태양의 서커스를 닮아 있다.
거미줄 모양의 거대한 바퀴에서 서커스를 펼치는 드림캐처, 거부할 수 없는 여성의 힘으로 채우는 팜므파탈, 추상적인 대형 범선을 등장시키는 트라젝토리 등 15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장면마다 인체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된다. 라틴어에 어원을 둔 ‘디아볼로’는 ‘영리하면서 짓궂다’는 뜻. 공연은 11월 9~13일. 4만~8만원. (031)729-5615~9
◆ 연출자 자크 하임 "추상화 즐기듯 무대 바라봤으면"
-‘디아볼로’엔 원통 혹은 바퀴의 이미지가 강하다.
“원은 우리 삶을 상징한다. 컴퓨터의 지배를 받으며 인간은 역할을 잃고 있다. 원은 단순하지만 구조(세상)와 무용수(인간)와의 끝없는 싸움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거대한 바퀴와 출연진이 역동적으로 빚어내는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무용수는 몸으로 구조물의 마음이나 상태를 표현한다. 그런데 우리는 몸을 확장시키기 위해 그런 구조물을 만들었다. 둘은 결국 하나다.”
-어떻게 ‘태양의 서커스단’ 안무가가 됐나.
“이 작품 덕에 1년 반 동안 그 단체에서 일했다. 당시 나온 태양의 서커스단의 히트작 ‘카(KA)’는 이 ‘디아볼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들이 거듭 수작(秀作)을 내놓는 건 크게 꿈꾸길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디아볼로’로 하고 싶은 말은?
“무용수들은 망설임 없이 공중으로 몸을 던진다. 서로 믿지 못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난 용기, 도전, 팀워크, 생존 등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다. 그러나 관객마다 다른 걸 느낄 것이다.”
-한국 관객이 관람 전 준비할 게 있다면.
“추상화를 대하듯 무대를 바라봤으면 한다. 우리가 보여주는 게 ‘살아 있는 추상화’니까. 난 관객을 위해 일부러 많은 이야기를 비워뒀다. 신념, 생존, 숙명 등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
박돈규기자 coeu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