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사운드오브 뮤직>
기타 /
2006-01-14 20: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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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척박한 공연풍토에서 이런 관람후기를 쓰려면 먼저 덕담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목돈 들여 마련한 회원의 등급을 따지지 않은 할인율도 그렇고 아마도 대관공연이거나 시전속이 아닌 단체와의 계약관계임을 알아챌 수 있는 전화상담자의 상담태도도 그런 걸 느끼게 했습니다. 문화를 갈망하는 사람은 많아도 보이지 않는 문화의 세확장에 투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절박감, 긴장감 때문인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인 아이들 셋과 함께 토요일 낮공연을 보았습니다. 선입견이 있는 저와 달리 영화를 보지 않은 아이들은 대체로 좋다, 재밌다는 평이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와 명성황후를 본 아이들이라 혹시 실망하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다들 특히 주인공의 열연이 인상적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대사가 너무 번역투라고 얘기하더군요.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본 경험도 얕은 아이들이 번역투라고 할 때 나는 사실 창피했습니다. 그래서 '번역을 잘 하려면 한국문화와 미국문화가 반반 섞인 번역가여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아직은 드물다'라고 변명?해 주었지요.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번역은 너무 번역투였어요. 한 문장에서 존댓말이, 상대방이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 이상 나오는 게 아닌데, 두세번은 보통이더군요. '대령님께서 하시지 않으시더라도?'
그리고 이것은 지적하기 미안하지만 노래실력에 비해, 또 마리아에 비해 대령의 말실수는 너무 잦았습니다. 대가의 연습부족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지요?
장면전환도 훌륭하고, 요란하지 않은 의상과 절제력 있는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원장수녀님의 노래도 훌륭한데, 합창 때의 마이크 음량 사용에 과부하가 걸린 듯하고, 때로 제 때에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것도 옥의 티였습니다.
사실 박칼린이, 이태원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서 갔는데--------- . 즐거운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친구들과 한 번 더 극장을 찾을 예정인데 이런 감상문이 영양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