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립국악단 제2회정기연주회
기타 /
2006-01-21 23: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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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퍼 글을 올리게 되어 좀 쑥스럽긴 하지만 그럼에도 침묵할 수 없는 이유는 오랜만에 왼갖 잡음으로 중독된 귀를 정화시킨 연주회였기 때문입니다. 부자로 소문난 서울시가 시 교향악단의 발전을 위해서는 두 배로 투자하고 시 국악관현악단의 해체를 위해서는 또 두 배의 노력을 하는 척박한 전통음악의 환경에서, 경기도의 많은 시중의 한 市에 불과한 성남시가 국악단을 창립한 것도 놀랍지만 겨우 6개월밖에 안 된 악단에서 이렇게 다양하고도 수준 높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경이롭습니다. 양악도 아닌 국악은 애호가도 폭넓지 않은데, 바꾸어 말하자면 연주 때마다 같은 사람들이 올 확율이 높은데, 어떤 기획으로 때마다 청중을 사로잡을지 정말 기대됩니다. 콘서트홀을 메운 청중의 대부분은 이십대에서 삼사오십 대까지 다양했으나 얼추 보기에는 삼십대의 이제 겨우 국악의 아름다움에 눈을 뜰까말까? 한 사람들이 반 이상 자리를 차지한 듯했습니다. 창작국악만으로 이루어진 레퍼터리에 한 곡쯤은 전통국악관현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천둥소리'와 '새날의 기쁨'과 아마도 '신모듬'으로 보이는 앵콜곡은 국악단의 수준을 잘 드러내는 감동적인 연주였습니다. 대피리 이상준의 연주는 춤을 추는 듯 유려하고, 유미리, 장사익, 이선희, 리면상, 전숙희 등 그 분야 최고의 소리꾼의 노래는 국악단의 연주와 잘 어우러져 장내를 흥분?시켰습니다.'적성가'의 진양조는 관현악과 어울리기에는 좀 무리한 선택이었거나, 연습에 무리가 있었거나, 생각되긴 했지만 아무튼 정말 향기롭고 근사한 겨울밤이었어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