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사운드오브 뮤직>
공연 /
2006-02-10 22: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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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상찬과 가정의 화목을 통해 전쟁과 이념의 갈등을 뛰어넘는 사랑을 전하는 이 작품 [사운드 오브 뮤직]은 주옥 같은 뮤직넘버들과 함께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감동을 전달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1999년, 2000년, 2003년 국립극장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어 가족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이번 공연은 또 한번의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전 공연을 보지 못해 이전과 이번 공연 사이의 비교는 어렵지만 이 작품에 있어 아쉬운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일단 7명의 아역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를 들 수 있을 듯 싶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부분들은 그저 웃으며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색하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3명의 주연 배우, 마리아 역의 김아선 씨, 원장수녀 역의 이태원 씨, 폰트랩 대령 역의 류창우 씨는 그런 아쉬움을 뛰어넘는 개성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마음 속에서 이 작품에서 느꼈을 소소한 아쉬움들을 완벽하게 날려버린다. 그런 그들이 있었기에 이 작품은 내 가슴 속에서 좀처럼 잊쳐지지 않을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러가면서 성남아트센터라는 새로 생긴 공연장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서 공연을 보러 가는 데 있어 상당히 망설여졌었다. 또한 거리도 상당했기에... 서울에서 성남... 교통이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 생긴 공연장은 전체적으로 매우 훌륭했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객석과 객석 사이의 간격이 좁고 바닥이 울렸다는 것... 공연 시작 초반 다소 늦게 입장을 한 관객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내는 발소리가 다소 크게 다가와 공연에 한동안 집중할 수 없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새로 생긴 이 공연장에 대한 내 첫인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것은 이 작품 [사운드 오브 뮤직]과의 첫만남에서 오는 느낌과도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이 작품 [사운드 오브 뮤직]은 귀에 익은 친숙한 멜로디의 음악들과 실력있는 배우들의 감성적인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보다 큰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는 듯 싶다. 또한 배우들의 노래 실력뿐 아니라 연기 실력도 상당해서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그들만의 애교있는 춤과 연기는 분명 또 다른 즐거움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각인될 것이기에...
참고로, 이 작품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는 데 있어 최대 공신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바로 음악이다. 자연과 음악 그리고 사랑... 그것이 이 작품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최고의 기쁨이다. 남녀간의 사랑과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 사람들은 흔히 자신들을 나약한 존재로 단정짓고 할 수 있는 일도 못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이 작품은 그런 우리에게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음악을 통해 닫혀져있던 사람의 마음이 열리고, 그리고 그 열린 마음을 통해 이 작품은 사랑의 힘을 끌어내며 관객들에게 보다 큰 감동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리아 역의 김아선 씨가 있었다는 데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을 충분히 공감할 듯 싶다. 처음 그녀의 노래와 연기를 봤을때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보였었다. 하지만 조금씩 그녀가 자신만의 이미지로 마리아 역할을 해나가자 전체적으로 안정이 되어가면서 그녀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마리아는 사라져버렸다. 전체적으로 그녀의 음색은 이태원 씨나 류창우 씨에 비해 그 힘이 약하다. 그들처럼 다른 사람들을 압도하는 강렬함이나 카리스마는 없지만 그녀만의 청아한 목소리는 그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조용히... 소리없이 다가와 마음 한 곳에서 울리기 시작한다. 개성있는 배우들의 안정감있는 연기와 노래 실력은 이 작품이 가족 뮤지컬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뮤지컬이 되는 데 일조를 한다. 공연을 보고난 후 극장을 나서는 내 마음 한 편에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파스텔톤의 산뜻한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 작품 속 넘버들을 흥얼거리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