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뮤지컬 - 노트르담 드 파리
기타 /
2006-03-11 00:58:12
조회 : 11409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프랑스 뮤지컬 - 노트르담 드 파리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프랑스 뮤지컬 - 노트르담 드 파리 >
140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지만, 가장 최신의 포스트모던 무용움직임인 비보이무용수 움직임까지 사용하고 있던 프랑스의 뮤지컬 < 노트르담 드 파리 > 공연이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있었다(평자는 2월 22일 공연을 보았다).
‘랩과 힙합이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서의 오페라’를 지향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이번 공연은, 뮤지컬(사실은 오페라에서도 마찬가지가 된다)에서 잘 안무된 무용의 힘이 얼마나 큰지 하는 것을 무대 위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흔히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공연에서는 음악가들이 직접 무용을 추는데’, 프랑스 안무가 마르티노 뮬러가 안무한 이번 뮤지컬(무용 공연이라고 해야 될 정도로 작품 전체의 흐름은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입체적 안무 이미지로 전개되고 있었다)은 성악가와 무용가들을 서로의 역할을 완벽히 구분시켜 만든 공연이었다(두 말할 필요도 없이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은 훨씬 더 높고 깊어졌을 것이다).
즉 이 말은 이번 뮤지컬공연은 무용전문가에 의해 안무되고, 프로무용수들에 의해 입체적 공간과 시각적 표현을 만들어 나간 공연이라는 것이다. 흔히 음악가들이 갑자기 배운 가벼운 움직임이 아니고(흔히 이럴 경우 유희나 오락처럼 되어버린다), 전문무용인들의 무용이 설득력 있게 작품전체의 긴장감까지 만들어 나갔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공연의 성공의 많은 부분이 집시처녀 에스메랄다의 청순한 성악연주와 3명의 남자연적들의 개성 넘치는 음악적 표현력에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뮤지컬(혹은 오페라)이 음악을 그 뿌리로 둔 ‘종합예술’이라는 면으로 보며는, 이번 작품에서의 성공에서는 단순한 듯이 장엄하던(장면 변화의 ‘효율성’까지 있음에는, 그 창의적 아이디어에 혀를 내두르고 있어야 할 따름이었다) 무대장치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100kg이나 된다는 큰 종을 3개나 무대 허공에 띄워 흔들고 있던(그리고 그 위에 무용수들이 함께 타서 움직이고 있던) 소도구를 이용한 작품 표현 강화 노력도 설득력 있었다. 그러면서도, 5명의 곡예사에 가까운 무용수들로 하여금 거대한 무대 배경의 벽을 자유자재로 타고 오르내리게 하며 끊임없이 볼거리를 제공하던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이런 창의적 아이디어 속에서도, 현대무용, 클래식발레, 아크로배틱무용, 비보이무용 등 여러 가지 무용요소들을 자유롭게 혼합하고 조화시켜 절충주의적(eclecticism)으로 사용하던 이번 공연은, 무용평론가인 평자의 견지에서 볼 때는, 뮤지컬이라기보다는 한편의 매혹적인 포스트모더니스트 댄스(postmodernist dance)였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