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우리 무용계의 현실
기타 /
2006-05-16 00:25:45
조회 : 11030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2006년 우리 무용계의 현실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2006년 우리 무용계의 현실 >
1. 서론
평자의 7번째 평론집 머리말을 쓰는 2006년 3월 현재, 우리나라 국무총리 자리는 총리가 3.1절에 골프를 치러간 결과로 공석이 되어있다. 그 자체도 잘못되었지만, 같이 간 ‘100년에 한번 나올 수 있는 공무원’이라는 교육부차관이 계속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큰 문제는 그 당시 함께 골프를 쳤던 사람이 누구였는가 하는 것이었다. 같이 골프 친 사람의 전 부인은 ‘청부살인’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있고, 그는 영남제분이라는 회사의 회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동아일보 3월 14일자를 보면, “영남제분은 밀가루 회사야, 투자전문 회사야?” 라고 하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즉 영남제분이 2005년 9월 이후 올해 1월 11일까지 보유 중이던 다른 주식 기업을 14차례 팔고 24차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본업인 밀가루 및 사료제조보다 주식투자에 더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근래 우리나라 일부 사이비무용가들이 바로 이런 모습을 보인다. 즉 이들은 ‘무용가’(혹은 ‘무용교수’라는 것들도 있다)라는 타이틀은 걸어놓았지만, 실제로는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고, 지원금 따먹기나 하러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 올해는 평자가 영국에서 무용학(Dance Studies) 공부를 하고 돌아온 지 10년째가 된다. 사실 약 10년 전 우리 무용계를 본격적으로 처음 맞아보았을 때, 평자는 우리 무용계가 몇몇 괴물들이 순수하고 선량한 무용인들을 무섭고 어두운 동굴 속에 가두어 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들 부패 기득권들이 된 사이비무용가, 사이비교수, 사이비평론가 등등이 선량한 무용인들을 어둡고 음침한 동굴 속에 가두어 놓고, 모든 외부의 밝은 빛과 투명한 정보를 차단시키고 온갖 더러운 협잡질과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정말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무용계의 현실은 암담하다. 사명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인간들이, 문예진흥기금 왜곡분배 및 착복, 대학교 무용교육 황폐화, 무용제 및 무용콩쿠르 병역비리, 입시부정, 무용창작의 부실 등등의 수많은 문제점들을 양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약10여 년간 누구보다도 면밀하게 우리 무용계를 지켜보아 온 평자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우리 무용계의 모든 잘못된 근원이 바로 왜곡된 국가예술지원금 분배문제라는 것이다. 이제 한해 수 백 억 원 이상이 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관광부, 서울문화재단 등의 지원금을 따먹기 위해, 자신의 본업인 예술은 하지 않고, 모든 더러운 협잡과 힘을 여기에 쏟아 붓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담당 관료들과 온갖 더러운 협잡과 담합을 다 하여(따라서 이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는 부패한 담당직원들과 관료들의 책임이다) 돌아가며 심사위원을 해가면서 - 이들 중에는 서울문화재단, 문화관광부,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을 돌아다니는 것들도 있다 - 지원금 따먹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무도 진정한 예술을 하지 않는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결코 인정받지 못하고, 바보가 되어있기도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혈세를 많이 챙겨 먹는 것들이 예술권력이 되고, 전체 무용인들 중 한줌 흙도 안 되는 이 인간들이 한해 수 백 억 원의 국민의 혈세를 게걸스럽게 삼키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패거리가 되어 사이비 기획사까지 같이 해 먹도록 만들면서, 엉터리 공연만 양산 시켜내고 무용발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도 않는다. 이들은 무슨 콩쿠르, 무용제, 국제무용제 등등을 한다면서, 지원금 착복, 병역비리, 입시부정 등을 저지르며 우리 무용계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저지르는 비행들이 개인비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 무용계를 망가뜨리고, 무용계의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고, 우리 국가무용문화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무용계에서 성공이라는 것이 눈먼 돈이라는 국가지원금 많이 따먹기가 되니까, 예술적 성과가 큰 사람보다, 관료들과 협잡이나 부정 비리를 잘 저지르는 인간들이 득세하게 되고 무용이 올바르게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전국 각지의 무용대학과는 정원미달이 되고, 무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바닥을 헤매게 되고, 진짜 돈이 가야 될 곳은 안가니까 공연의 질은 저하되고, 무용교과독립이나 무용전용극장 건립 등 무용계의 현안 해결은 요원해 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재 우리 무용계는 부정한 관료들과 사이비무용가(주로 사이비 교수까지 되어있다), 사이비평론가, 사이비기획사 등이 오직 국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지원금을 게걸스럽게 따먹기 위해 하이에나 떼들처럼 모여 서성거리면서, 무용 예술계 전체를 도떼기시장으로 만들어 놓고 올바른 무용발전을 꿈도 꾸지도 못하게 만드는 죄인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사마천은 자신의 저서 ‘사기열전’의 첫 장 ‘백이열전’에서 “이런 착한 이들이 굶어죽는데도 무도한 인간들이 천수를 누리는 이 세상에서 도대체 하늘의 도는 옳은가, 그른가”하며 절규했다고 한다.
온몸으로 난세를 맞닥뜨린 선인의 모습에서 우리 무용의 현실을 본다. 오직 순수하고 착한 자신의 예술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평자는 지금부터 이 글을 통해서 우리 무용계의 더러운 단면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내어 국민 앞에 보이도록 하겠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