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오페라 <예브게니 오녜긴>
공연 /
2006-10-04 23:32:55
조회 : 10772
말로만 들어왔던 예브게니 오녜긴..
한국반주자음악연구소에서 모처럼 러시아 오페라를
한국에서 원어로 공연을 한다해서 어찌나 설레던지~
그 관심은 공연 전부터 내맘을 뜨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감미로운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대한 믿음과..
음악의 선율에 녹아내리는 러시아어에 대한 기대..
이 모든 생각들이 내안에서
상상의 길목을 얼마만큼 넓혀갔는지 모른다^^
이런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갔을때엔..
그 공연의 성패에 따라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지
누구든 쉽게 판단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나의 바람을 쉽게 져버리지 않는 공연..>ㅂ///
기대가 컸던 만큼 두려움도 조금씩 쌓아갈 즈음..
난 러시아에 있는 듯 했다..
화려한 겉치장만으로 눈만 어지럽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카펫처럼 깔아주는 피아노의 반주와 함께
아름다운 음악과 부드러운 러시아어로
흘러드는 이야기로만 가득한 이 공연은
단지 갈라가 아닌 멋진 한편의 오페라였다^^*
고전 소설의 페이지를 한장한장 넘기는 것처럼
장면과 아리아는 차례차례 흘러갔고..
차갑고 냉철한 주인공 오녜긴의 모습과는 반대로
애틋하고 따스한 멜로디는 내 맘을 풍성케 하였다..
마치 연주자의 마음이 내 안에서 한편의 영화처럼 투영되는 듯...
이것이 오페라를 보는 재미가 아닐까..
나는 연극과 같은 하나의 이야기를 보지만,,
연주자에게서 들리는 노래는 나로 그의 이야기를 듣게하는 듯 하고..
나도 그와 함께 같은 마음을 나누는 것과 같다.
이 공연을 통해 올 가을은,,
내게 러시아에 대한 관심을 더욱 풍성케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울러.. 내게 좋은 공연을 선물해주신 제작진(반주연구소 및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