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 기념>피아니스트 니나 코간 & 수원시향 협연 무대
공연 /
2006-10-14 10: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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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클래식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관람할 기회가 생긴 것은 정말 오랫만이고 반가운 일인 것 같다. 성남아트센터는 조금 멀기는 했지만, 조용하고 깔끔하며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 곳에 모인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연주에 감탄했다. 협연을 한 피아니스트 니나 코간과 맨 앞에 앉아있던 콘서트마스터의 열정적인 연주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 들리던 관악 솔로들도 아름다웠고 낮은 음역대의 콘트라베이스의 소리조차 잘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다. 그 중에서도 깊은 울림으로 선율을 받쳐주는 타악기의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모두들 열정적으로 연주에 임하는 모습이 상당히 아름다웠고 그로 인해 공연장 안에 놀려퍼지는 웅장한 소리가 내 머리와 가슴을 울렸다. 가장자리였는데도 소리가 잘 전달되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쇼스타코비치는 생각보다 생소한 이름은 아니었다. 아마 많은 대중매체에 노출된 그의 곡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공연에서 연주된 그의 곡은 그것와는 많이 다른 곡이었다. 어릴적부터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접해왔던 그것과는 너무나 많이 달라서 속으로는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었다. 옛날의 클래식이 원색이나 파스텔 톤으로 느껴졌다면 이 음악은 모노톤, 회색빛으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의뭉스러운 느낌. 곡 안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어떻게 구성된 곡인지 알아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사실 모두 끝나고 박수를 치는데도 '다른 사람들은 과연 알고 박수를 치는 것일까'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큰 도전을 받았다. 더욱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것에 대해 아는 만큼 느낄 수 있고 향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리 좋은 공연일지라도 그것을 모르면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가 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내 가슴을 찌르는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