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 기념>피아니스트 니나 코간 & 수원시향 협연 무대
공연 /
2006-10-16 09: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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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헤메게 되어서 공연시간에 조금 늦게 도착했더니 생각지 않게 약20분을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여느 성악곡 처럼 짧은 연주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는데 한곡 한곡이 이토록 긴 연주는 처음 들어보았다.
피아니스트라면 이루마 정도만 아는 수준이라서 니나 코간이라는 연주자는 생소했지만 수준은 프로라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니나 코간과 관현악과 협연을 보면서 합주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피아노, 관현악 이렇게 다른 악기를 사용했지만 호흡이 잘 맞았다. 독주와 관현악이 적절히 조화되고 피아노가 살아야 할 때는 다른 악기의 소리를 낮춰주고 관현악, 금관이 살 때는 피아노가 반주해주는 듯한 느낌이 매우 좋게 다가왔다.
3번째 곡은 50분이 넘는 긴 곡이었다. 처음에는 온 정신을 집중하여 들으면서 감탄해 마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집중력에 한계를 느끼며 연주자들도 체력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이 곡을 비슷한 분위기 또는 어느 정도의 흐름에 따라 나눌 수는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오페라의 아리아처럼 말이다.
성악을 배우면서 성악곡 감상하는 것이 달라진 것처럼 관현악도 자주 접하고 배워서 감상에 도가 텄으면 한다. 50분의 긴 곡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악기 연주를 보면,
콘트라 베이스의 저음은 무겁고 웅장하고 두려운 느낌을 주었으며, 그러한 곡의 짜임이 이상적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바이올린은 클라이막스에서 절규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활의 각도에 따라 곡의 느낌도 완전히 달라져서 듣는 것뿐 아니라 보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중간부분에서 바이올린을 켤때 마치 벌레가 떠는 것 같이 연주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현이 끊어질 것만 같아 위태로우면서도 곡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곡의 중간중간 금관악기가 곡을 리드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금관악기는 현악기에 가려져 잘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관현악 지휘는 합창 지휘와는 사뭇 달랐다.
박자젓기는 한 손으로 계속적으로 놓치지 않으면서 여러 악기의 등장과 클라이막스를 살려주는 지휘자는 왠만한 음감으로는 불가능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성남아트센터, 깔끔한 외관과 수준높은 공연이 있는 장소가 마음에 든다.
이번 공연 장소가 오페라 하우스라고 되어 있던데,
다음번에는 오페라 공연을 보러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