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 서울행 비행기에서 만난 ‘문화도박부’
기타 /
2006-10-23 01:03:46
조회 : 10955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뉴욕발 서울행 비행기에서 만난 ‘문화도박부’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뉴욕발 서울행 비행기에서 만난 ‘문화도박부’ >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한국으로 오는 여정은 비행기를 타더라도 쉽지 않다. 칠레 산티아고 공항에서 출발하여 페루 리마 공항을 경유하고 뉴욕(혹은 LA)에 도착한 다음, 한국으로 오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5일 뉴욕의 존 에프 케네디의 공항에서 국적기로 갈아타고 약 20여 일만에 우리나라 신문들을 열심히 보았다.
물론 이때도 우리나라에 도착하면 바로 그날 저녁에 보아야 할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시차조정을 위해 다른 승객들이 자고 있지만 혼자 깨어있는 경우였다. 그런데 무슨 ‘바다이야기’라는 것이 신문들을 도배하고 있다. ‘바다이야기’가 도대체 무엇인지? 지금이 8월말이라서 바닷가의 ‘추억’이나 ‘낭만’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신문을 정독해보니, ‘조폭’, ‘386’, ‘공무원’, '문화도박부', ‘상품권’ 등등의 내용과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이중에 ‘도박과 게임’, ‘도박과 상품권’등의 관련부분은 그렇게 쉽게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하나 확실했던 것은 이 사건이 전 국토를 도박장화 해왔고 많은 서민들의 가정을 이혼, 자살 등의 파탄으로 이끌고 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도박 판돈이 수십조 원에 달한 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더 더욱이나 더 놀라웠던 것은, 이 사건이 무용이라는 예술에 관한 글쓰기를 하고 있는 평자와 어쨌든 관련이 있는 문화관광부의 주도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이다. 문화관광부의 이 사건 관련 공무원들은 자기들은 뭔가 억울한 듯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들은 우리나라 도박산업계의 ‘도박업자’, ‘브로커’등과 ‘한 배를 타고’, 전 국토의 도박장화를 방관하는 것을 넘어 함께 확산시켜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스템이 문화관광부의 문화예술정책(정책이라고 부르기도 싫지만, 이 글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그렇게 부른다) 시스템과도 똑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관광부가 한다는 문화예술정책 과정도 ‘도박산업진흥’ 과정과 유사한 형태라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 문화관광부 공무원들은 우리나라 무용 공연의 현장을 피말리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평자가 보기로는, 결코 만나서는 안 될 사이비브로커나 봉이 김선달만 만나고 있다. 결코 만나지 않아야 될 인간들만 만나, 그들을 ‘자문위원’, ‘심사위원’, 등등을 시키거나 심지어는 그들에게 직접 국민의 혈세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잘못된 결과의 폐해는 지대하다. 우리 문화예술계는 옥석의 구분이 되지 않는 도떼기시장이 되고, 열심히 예술 활동에 전념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명예와 자존심은 무참하게 짓밟히게 되고, 우리 문화예술발전의 올바른 발전은 요원해진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제법 많은 문화관광부 공무원들이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 되었다. 그리고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사회와 격리되는 경우까지 기다리고 있다. 이런 모든 잘못된 결과가 더 이상 확산되기 전에, 문화관광부 공무원들은 제발 문화예술계의 순수한 이야기와 정보에 귀를 열고, 우리 국가와 사회와 문화예술을 올바르게 살려나가는 '좋은' 공무원이 되었으면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