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아트센터 재개관 축하공연
기타 /
2006-12-05 15:13:06
조회 : 10997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유니버설아트센터 재개관 축하공연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유니버설아트센터 재개관 축하공연 >
약 8개월간의 전면 보수공사를 끝내고,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유니버설아트센터’로 명칭을 새롭게 바꾼 < 유니버설아트센터 재개관 축하공연 >이 지난 10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있었다(평자는 28일 공연을 보았다).
흔히 축하공연이라고 하면 잔칫집 분위기의 1회성 공연의 나열로 느슨하게 펼쳐지는 경우가 많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이 날 공연은 하나같이 의미 있는 작품들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각 레벨과 장르에서 가장 수준 높은 작품들을 진지하게 선택해 내어, 객석의 관객들을 공연 내내 무대에 빨려들게 하면서 끝까지 긴장하며 집중하게 하고 있었다.
새롭게 재단장한 건물이 ‘보석함’이면 그 속의 ‘보석’처럼 빛나고 있던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 어린 학생들의 < Classical Etudes >공연은 횐 빛 로맨틱 튀튀를 입고나온 천사들이 예쁜 드미포인트를 이루어 가며, 아름다운 대칭의 움직임을 상큼하게 만들어 나갔다.
갑자기 훨씬 커져버린 선화예술학교 발레부 1, 2 학년 학생들이 이룬 < 잠자는 숲속의 미녀 1막중에서 > 공연은 성인무용수들 못지않은 - 어떻게 보면 성인 무용수들이 가질 수 없는 -청순하고 맑은 자태를 깨끗하게 이루어 냈다. 남자학생 3명이 완벽한 공중회전 후 적확한 착지를 이루자, 객석에서는 큰 탄성과 박수가 나왔고, 남학생 4명이 화관을 들고 있을 때 여학생들이 이루는 군무도 가슴 떨리게 하는 신선함 그대로였다.
유니버설발레단 손유희와 시묜 추진이 이룬 < 돈키호테 중 그랑 파드되 >는 정확한 피쉬 다이브 마무리와 크고 탄력 있는 움직임을 생동감 넘치게 이루어 나갔다. 이 날 유일한 현대무용 공연인 댄스씨어터 온 의 < 데자뷔 >공연은, 그 이전의 공연보다 훨씬 창의적인 안무와 움직임으로 다듬어져, 세련된 모습의 ‘완성된’ 작품을 보여 주었다.
작품의 초반은 이전의 모습이었으나, 중반이후 3명씩 4열을 이루어 군집한 상태로 신비한 뉘앙스를 만들어 나갈 때는, 완전히 새롭게 안무된 느낌이었다. 빠른 템포의 음향이 흐르는데도 작품고유의 템포를 독립적으로 지키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던 이 작품은, 객석의 따뜻한 박수를 받아내는 성공적인 현대무용 ‘소품’이었다.
푸른 신비가 어둠 속에 끝없이 흐르고 있던 유니버설발레단의 < 두엔데 > 발췌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 단원들이 현대발레도 얼마나 완벽히 소화 시켜낼 수 있는지 하는 것을 객석에 뚜렷이 보여 주면서, 신비롭고 선명한 이미지들을 표현력 있게 펼쳐나갔다.
9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완벽한 프로무용수이면서 동시에 가수가 되어있던 < 뮤지컬 그리스 중 Greased Lightning Those Magic Change >도 비록 짧은 공연이었지만, 뮤지컬의 특성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비보이 팀 맥시멈 크루의 < 비보이 퍼포먼스 & 맥시멈 프리스타일 >도 객석에 새로운 생동감을 던지며, 자유롭고 다이내믹하게 이루어 졌다.
비보이 무용은 ‘베틀’에서 ‘무대’로 가기위한 진지한 예술적 진통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시대의 가장 자유롭고 자생적인 무용움직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비보이무용이 가장 예술적인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유니버설아트센터에 상륙한 뜻있는 공연이었다. 이어진 < 뮤지컬 지킬앤 하이드 중 Take me as I am. This is the Moment >는 남녀 성악 연주로 이루어졌다.
이 날 마지막 공연은 리틀엔젤스예술단 단원들의 한국 전통무용 공연이었는데, 흰 치마와 진 붉은 저고리를 입은 20명의 작은 천사들이 이룬 < 부채춤 >은 현란한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었다. 얼굴을 갸우뚱거리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움직임을 이루어 나가던 < 꼭두각시 > 춤도 객석의 큰 박수를 받았다.
13명으로 이루어진 군무들이 화려하고 역동적인 북 연주(6고무)를 이루어 나가던 < 북춤 >은 우리 전통무용의 이지적인 아름다움까지 느끼게 만들고 있었다. 어린 소녀들의 힘차고 옹골찬 움직임과 북 연주가 유니버설아트센터의 밝고 힘찬 미래와 발전을 마음껏 축원하고 있는 듯 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