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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강수진 & 슈투트가르트발레단 - 말괄량이 길들이기

기타 / 2006-12-05 15:15:21 조회 : 10715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강수진 & 슈투트가르트발레단 - 말괄량이 길들이기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강수진 & 슈투트가르트발레단 - 말괄량이 길들이기 > 스토리가 있는 유머 발레는, 세파에 찌든 어른 관객들 보다는 순순하고 밝은 성품의 어린이 관객이 훨씬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가? 평자의 바로 뒤에 앉은 초등학생 관객 한명이 작품의 전개과정을 완벽히 이해하고, 계속 키득거리고 즐거워하면서 작품에 깊게 빠져들고 있던, 독일을 대표하는 클래식 발레단인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 말괄량이 길들이기 > 공연이 지난 10월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있었다(평자는 15일 공연을 보았다). 세계 드라마틱 발레의 거장 존 크랑코의 안무 작품으로서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이 주역을 한 이날 공연은, 작품 전체는 코믹 했지만 예술적 무게는 살아있었다. 작품의 곳곳에 스토리 전개를 위해 유머러스한 동작을 삽입하고 있었지만, 이 모든 것들은 결코 발레 움직임의 틀 속에 있었다. 희극발레라고 해두고 '막춤' 을 추고 있는 -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의 잘 못 안무된 자칭 ‘희극무용’의 모습이 된다 - 비극적인 모습은 결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안무'가 훨씬 더 힘들 것이다. 1막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템포와 사이즈의 군무들은 작품의 의미를 안정되게 이끌어 나가며 이루어지고 있었고, 주역인 말괄량이 카타리나 역을 맡은 강수진도 설득력 있는 움직임의 연기를 이루어 나갔다. 그런데 정작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2막 마지막 부분에 강수진과 이리 옐리네크(페투루 키오 역)가 이룬 사랑의 2인무였다. 그 이전의 코믹한 무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면서, 객석을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정원으로 이끌고 나가던 이 2인무는, 존 크랑코 안무의 정수를 보이면서도 강수진이 왜 세계적인 발레리나 인지를 무대 위에서 확인시키고 있었다. 옐리네크의 정교하고 강인한 리프팅을 받은 강수진이 하늘 높은 허공에서 자신 신체의 위치를 바꾸고 있는 동작은 객석의 숨을 죽이게 만들었고, 허공에서 강수진을 3회전 시킨 후 옐리네크가 부드럽게 받아내는 동작도 최고난도의 서커스 동작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초콜릿 빛깔의 톤의 무대 위에서 촉촉한 감동을 느끼게 하던, 사랑의 2인무 하이라이트로 마무리되던 이 공연은, 근래 레퍼토리 부족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발레계에 새롭고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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