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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아트센터의 다양한 공연 및 전시회에 대한 감상평을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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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 2007-01-26 08:20:24 조회 : 11174

맘마미아, 세 분 중 누가 제 아빤가요? 이 웅 재 객석이 꽉 찼다. 3층까지 꽉 찼다. 1월 20일, 오랜만에 찾은 성남 아트센터의 객석이 이토록 꽉 찬 것은 아직 못 보았었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그렇게 객석을 꽉 채워버린 것이다. 지중해를 의미하는 쪽빛 막(幕). 그 외딴 섬에 흰색으로 된 모텔이 하나 있다. 무대는 그 모텔이 전부이다. 모텔의 외부, 내부가 번갈아가며 바뀔 뿐이다. 무대의 변화는 대체로 약간 어두운 조명으로 모텔의 외관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이루어진다. 장면 전환으로 인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없어 좋았다. 젊은 날 꿈 많던 아마추어 그룹 리드 싱어였던 도나(Donna; 최정원 분)는 지금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다. 그녀는 미혼모였다. 그런데 그녀의 스무 살 난 딸 소피(Sophie: 이정미 분)가 스카이(Sky)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소피는 결혼식 때 자기를 데리고 들어가 줄 아빠가 필요했다. 하지만 누가 아빠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심하던 중, 엄마의 처녀시절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게 된다. 그때 등장하는 그녀의 친구들, 그들은 일기책을 함께 읽으며 'Honey, Honey'를 노래한다. 어찌 보면 매우 심각해야 할 상황이지만, 오히려 코믹하다. 그래서 맘마미아는 신나고 즐거운 것이다. ‘맘마미아(Mammamia)'는 직역하면 `나의(mia=my) 엄마(mamma=mom)'란 뜻의 이탈리아어로 '엄마야', '어머나' 정도의 의미라고 한다. 아빠 후보가 3명이나 되니 그럴 수밖에…. 아무래도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라는 장윤정의 뽕짝노래도 합세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소피는 아빠의 가능성이 있는 세 사람, 샘(Sam), 빌(Bill), 해리(Harry)에게 어머니의 이름으로 초청장을 보낸다. 맘마미아는 그 스토리 자체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스웨덴 출신의 혼성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엮어 만든 뮤지컬이란 점에서 그 성공 요인을 찾을 수가 있겠다. 1999년 런던 초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2,700만 명이 관람하고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린 작품이라고 하니, 한 마디로 대단한 작품인데, 직접 관람을 해 보니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결혼식을 앞둔 모텔은 점차 활기를 띤다. 먼저 엄마의 옛 친구들, 그룹의 멤버였던 타냐(Tanya: 전수경 분)와 로지(Rosie: 이경미 분)가 도착하고, 이어서 도나의 옛 애인, 소피의 아빠일 가능성이 있는 세 남자도 함께 도착한다. 도나는 그들을 보고 당황하지만, 소피는 아빠 찾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진짜 아빠가 누구인지는 더욱 헷갈린다. 도나와 세 남자의 해후, 그리고 도나의 친구와의 관계가 조금씩 복잡하게 얽혀간다. 샘의 진정성이 서서히 드러나는 가운데, 다른 두 남자는 도나의 친구들과 눈이 맞는다. 그들의 짝짓기 댄싱은 매우 섹슈얼하다. 성교하는 자세 같은 건 한두 번 나오는 게 아니고, 심지어는 바지의 혁대를 푸는 장면까지도 나온다. 그런데 그것도 매우 코믹하게 처리된다. 마악, 그렇다, 마악 혁대가 풀어지려는 찰나, 사람들이 들이닥친다. 그 허둥지둥하는 꼴이라니…, 정황상 그 전날 밤 술에 취해서 함께 몸을 섞었던 스카이의 친구인 젊은이가 타냐에게 계속 관심을 보이자 ‘네까짓 것은 내 상대가 못 된다’는 식의 표현으로 취하는 행동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그녀는 손으로 청년의 센터포드를 탁 쳐대기까지 하며 청년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액션들이 조금도 천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데에 이 뮤지컬의 묘미가 있다. 그러한 동작은 어디까지나 예술의 경지에 오른 춤 동작의 순간적 일탈일 뿐이다. 그들의 춤은 몸의 고뇌와 열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순수하고도 순수한 하나의 행동양식인 것이다. 스토리 중간중간에 시원스러운 아바의 히트곡이 청중들을 매료시킨다. ‘댄싱 퀸’의 “신나게, 즐겨봐, 인생은 멋진 거야, 우- 기억해, 넌 정말, 최고의 댄싱 퀸…"과 같은 노래가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마음속으로 차곡차곡 파고든다. 드디어 소피의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소피는 아직 아빠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렇게 소원하던 아빠의 손을 잡고 입장할 수가 없었다. 도나가 말한다. 하객들 가운데 소피의 아버지가 있지만 자신도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고. 그런 와중에도 코믹한 장면은 여전히 계속 나온다. 결혼식 사회자가 “이제 다들 앉아 주십시오.” 했더니, 신랑 신부까지도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편 소피는 자신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버지가 아니라 주체적인 자기 자신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소피는 자신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결혼을 하지 않기로 한다고 발표한다. 결혼식은 잠시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그런 가운데 아직도 도나를 사랑하는 샘이 도나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결국 결혼식은 샘과 도나에게로 돌아간다. 샘의 청혼 앞에서 망설이던 도나가 친구들과 하객들이 보내준 용기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 것이다. 샘과 도나의 앞에는 온통 쪽빛으로 물든 지중해와 같은 행복한 새 삶이 펼쳐질 것이다. 엄마 아빠의 결혼식 후 소피는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것을 노래하며 배낭을 멘 채 약혼자 스카이와 여행을 떠난다. 지중해변의 한 작은 마을에서 생긴 일은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된다. 낭만과 사랑,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새로운 노력과 꿈은 무대 위쪽으로부터 점차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둥그런 태양이 점점 커다랗게 변화해 가는 모습으로 상징화된다. 그 아래로는 안개가 서서히 깔려나오고, 드디어 출연자들이 번갈아 나오면서 고별인사를 한다. 한 사람, 두 사람,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지막 커튼콜 무대. 모두가 기립했다. 아바의 명곡들이 어우러지며 격렬한 춤사위가 이어진다. 춤 동작은 매우 절도가 있다. 청중들의 박수가 끊이지를 않는다. I have a dream. 드디어 막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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