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가족인형극 <애기똥풀>
공연 /
2007-05-05 09: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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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로 둘째 친구들과 함께 인형극을 보여주기로 했는데 제가 인솔 대표로 뽑혀 초등 1학년 세 개구장이들을 끌고 갔어요. 차 속에서부터 꼬마들 벌써 애기똥풀에 대해 알아봤는지 노란 예쁜 꽃이다. 약초다 난리예요. 아트센터 마당에전시된 모형물을 보더니 흥분한 아이들, 저희들끼리 이것저것 살펴보고 뛰어다니느라 신났네요. 여러 가지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많아 아트 센터에 종종 들르곤 하는데 신기한 볼거리가 많아 좋은가봐요.
좌석이 뒷자리여서 걱정했는데 어린이용 방석을 사용하니 잘 보여서 다행이었어요.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 나타난 예쁜 초가집 마을, 움머움머 우는 소, 시골 아이들을 유혹한는 엿장수 가위질 소리를 듣고 있자니 평화로운 우리네 시골 마을이 절로 떠오르데요. 재잘재잘 시끄럽던 꼬마들 조용해지고 하늘이의 얘기가 재밌는 음악과 소리들,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등장하는 각설이, 엿장수 등과 함께 펼쳐지는데 저희들끼리 소곤소곤, 재밌는 장면에선 알아서 웃고 박수치고,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박수 장단도 맞추며 보는 아이들 관람 예절에 제가 깜짝 놀랐어요. 아이들이 어른보다 훨씬 무대와 공감을 잘 하나 봐요.
깜짝 이벤트로 하늘이 아빠 편지를 읽어준 어느 아이 아빠는 무대 위에서 자녀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행운도 얻었고요. 재미와 함께 부모님 사랑의 감동 속으로 흠뻑 빠진 아이들 "금자동아, 은자동아.." 자장가 속에 불이 들어오자 왜 이리 짧아? 벌써 끝났어? 아쉬움이 많더라고요.
돌아오는 차 속에서 저희들끼리 하늘이 아빠가 어쩌다 돌아가셨냐, 애기 제비 아빠는 어떻게 됐느냐 얘기하다 갑자기 아빠가 너무 안 됐다. 아빠가 힘들겠다 할 때는 참 잘 보여줬다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부모님 생각도 나고 힘들어 하는 남편 생각이 났거든요. 밤 늦게 들어온 아빠를 유난히 반갑게 맞으며 뛰어나가는 아이 모습에 이모저모 어린이날 선물로 딱이었다싶네요. 그날 아이 그림일기에도 아기 제비 눈을 고쳐줄 애기똥풀을 구하려 커다란 뱀과 사투를 벌이는 아빠 제비,엄마 제비가 등장해 있고요. 참 좋은 공연이었어요. 딸애와 함께 봐서 더 좋았고요. 보는 만큼, 듣는 만큼 자라는 우리 아이들, 앞으로도 좋은 공연 많이 보여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