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발레단 <라 벨르>
공연 /
2007-10-19 16:47:23
조회 : 11595
10월 18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마법에서 풀려났지만
관객들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Jean Christophe Maillot)와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마법에 걸려들었습니다.
초현실적인 무대는 오히려 저로 하여금 상상력을 불러 일으켜 시간을 초월간 사랑이야기를 더욱 공감하게 해주었고, 중성적인 느낌의 오로라 공주는 연약하고 전형적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꿈을 꾸었을 때 꿈속의 배경 이미지가 사진처럼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고 특정인물과 특정 이미지만 생각나는 것처럼 이번 공연의 무대는 마치 꿈 속의 이미지를 재현하여 놓은 듯 하였습니다.
그 사이로 줄을 매달아 놓은 듯 붕붕 떠다니는, 색색가지 사탕요정 같은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짧은 커트머리의 오로라 공주의 등장.
아주 큰 비눗방울같은 풍선 속에서 춤을 추며 등장한 그녀는
사실 처음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렸을 정도로 중성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의상은 등에 마치 등뼈혹은 해골처럼 보이는(저에게는 그렇게 보이더군요.)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덕분인지 춤을 추는 도중에도 뒷모습을 자주 보여주었고
그 춤을 추는 뒷모습이 더욱 환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공주와 왕자가 사랑을 나누는 듯한 2인무는
하나의 심장을 공유하고 같이 호흡하고 있는
사랑하는 두 남녀의 애틋한 이야기을
마치 두 사람이 서로 끈으로 연결되 있는 듯한 몸의 움직임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저런 안무를 생각해 낼수 있었던 안무가도 정말 천재적이고 그걸 몸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무용수도 정말 대단하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초현실적 무대와 의상, 조명, 그리고 몸 동작들 이외에 정말 클래식 한 요소가 있었다면 그것은 역시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자아내는 차이코프스키 선생의 음악이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몇 번의 커튼콜에 이어 공연을 막을 내렸고
관객들은 모두 꿈을 꾼 듯한 몽글몽글한 따뜻한 감동을 가슴속에 지니고 공연장을 떠났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