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브레멘 음악대
기타 /
2007-11-09 00:28:24
조회 : 11789
지원이의 콧구멍에 바람을 좀 넣어주기 위해 뭔가를 찾던 중 성남아트센터에서 하는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를 보기로 했다.
원래 지원이는 소극장 연극도 싫다는 아이.
좀 답답하고 컴컴한 분위기가 안좋은 모양... 그래서 표만 날리는 것 아닌가 걱정됐었다. 보다가 나간다고 하면 대략 난감아닌가...
하여간 앞자리를 선택할 수 있었던 일요일로 덜컥 예매를 해놓고 재원이는 아빠에게 던져두고 지원이와 둘만의 외출을 했다. 20분정도 일찍 도착해서 극장 앞에 있는 잔디정원에서 지원이의 작은 긴장을 좀 풀어주고... 우리가 많이 왔던 곳임을 알아서 그런지 한결 좀 여유는 생겼지만 내심 그동안 자주 오던 미술관이 아니라 궁금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10분전 무대 앞 세번째줄에 앉아서 무대도 설명해주고 우리가 읽었던 책 줄거리도 얘기해주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자 다행히도 공연장의 좌석쪽의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서 맘이 놓이는 듯했고 두툼한 스폰지 방석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것이 맘에 드는 듯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노래와 대사가 오가며 아이에게 전달되는 데 좀 힘들지 않을까 하며 지원이의 반응을 살폈다. 관객의 호응을 얻는 박수와 대답을 지원이는 모기만한 목소리와 작은 박수로 답했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 극은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노래도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듯했다. 1시간 10분이라는 공연이 모두 끝나고 지원이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지원이에게 "어땠어?"라고 물어보니....."엄마,......... 너무 재미있었어요. 또 봐요."한다. ^________^
결국 우린 텅빈 무대를 둘러 보다가 가장 마지막으로 공연장을 빠져나왔고, 밖에서 팔고 있던 CD도 구입했다.
원래 책자와 CD가 같이 있어서 지원이는 그걸 모두 가지고 싶어했지만, '이걸 과연 들을까?'하는 심정으로 CD만 사줬다.
그런데 집에 와서도 열심히 들으면서, 봤던 걸 기억하는지 웃는다. 그리고 금방 따라서 부른다. 아이들이란...
지원이가 오늘도 그런다." 엄마 브레멘 음악대 재미있었죠? 다음에 또 보러갈거죠." 아트센터에서 아이들을 위한 좋은 공연, 좋은 전시회, 좋은 프로그램 기획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우리 지원이의 떨리는 한숨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