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발레부문 파이널
기타 /
2007-11-15 23:55:38
조회 : 11400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제4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발레부문 파이널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제4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발레부문 파이널 >
좋은 말도 여러 번 반복하여 들으면 식상해진다. 약 5~6회 이상 진행되는 콩쿠르에서 하루에 1~2번씩 경연이 시작되기 전마다, 집행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무대 위에 올라와 학예회에서나 쓸 수 있을 것 같은 수준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는 것을 듣고 있는 것은 지겹다.
지난 8월 31일에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있었던 < 제4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발레부문 파이널 > 경연은 시니어 부문에서 필리핀 팀 같은 우수한 팀이 탈락해 있어서 그런지, 경연의 열기가 아예 세미파이널보다 떨어지는 느낌도 있었다.
주니어 부문에서는 역시 쿠바의 요나 유니어 곤잘레 아코스타가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아코스타는 두 번째 클래식발레 < 라 바야데어 >에서는 뛰어난 점프와 멋진 회전 등으로 최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으며, 이번 경연을 보면서 평자로 하여금 처음으로 스스로 박수를 치게 만들고 있었다.
<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와 < 돈키호테 >를 공연한 김소혜도 이야기를 담아내는 탄탄하고 아름다움 움직임으로 우리 발레를 이끌어 나갈 주역임을 확인 시키고 있었다. 김소혜의 움직임의 연기는 이번 경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콩쿠르용으로 급조된 움직임들과는 결코 달랐으며, 작품에 몰입하는 움직임이었다.
창작 모던발레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움직임을 보인 경연자는 제일 첫 번째 출연하여 < 자스민 꽃 >을 공연한 중국 멍잉 팡(유니버설발레단)이었다. 멍잉 팡은 비록 앞의 클래식발레 공연에서는 2번 모두 실수를 했지만, 느낌이 촉촉하게 살아나는 움직임을 완벽하게 이루어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움직임과 자태로 자스민 꽃은 저럴 것이다 라는 느낌까지 만들어 내던 멍잉 팡의 < 자스민 꽃 >은 세계적인 창작 모던발레이다.
김소혜의 창작발레 < Misty >도 상쾌한 느낌을 이루었는데, 이런 능력 있는 무용수에게는 더욱 예술성 높은 창작품을 준비해 주어야 한다. 쿠바의 요나 유니어 곤잘레 아코스타의 모던발레 < Respira >도 아직 '안무'는 설익은 느낌이 있었지만, 아코스타가 곧 세계적인 무용수로 세계무대에 나설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시니어 결선에서는 7명의 솔로와 5팀의 커플이 올랐는데, 필리핀 팀 같은 실력 있는 팀이 빠져 나가, 경연의 열기는 떨어지고 있었다. 클래식발레 솔로 경연에서는 <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와 < 차이콥스키 파드되 >를 연기한 마린스키극장의 막심 에르미예브가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그런데 준 결선 보다는 그 느낌을 강하게 만들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클래식발레 커플 공연에서 중국 광저우발레단의 이후앙과 신순은 < 지젤 >에서 마치 죽음의 무생물들이 움직이는 것 같은 숨 막히는 이미지들을 만들어 나갔다. 정영래, 강미선 커플의 < 에스메랄다 >도 정영래의 야성미 넘치는 움직임과 강미선의 맑은 움직임이 예술성 깊은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단지 아직도 무언가 2%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역시 광저우발레단의 청리우와 징후앙이 이룬 < 에스메랄다 >에서는 뛰어난 청리우의 독무와 차분하면서도 깨끗한 징후왕의 자태가 느낌이 살아나는 2인무로 만들고 있었다. 발레 시니어 컨템포러리 부문은 세미파이널 때와 같은 작품으로 반복하여 이루어지고 있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