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II
기타 /
2007-11-15 23:56:35
조회 : 11400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유니버설발레단II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유니버설발레단II >
우리 무용계에 꼭 필요한 중요한 무용단이 생겼다. 유니버설발레단II가 탄생하여 지난 9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창단공연을 가졌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그동안 완성도 높은 클래식발레 공연으로 우리나라 전체 공연예술(performing arts)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
그런 유니버설발레단이 '모던발레(Contemporary Ballet)'를 지향하는 유니버설발레단II를 창단하는 우리 무용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새롭고 중요한 시도를 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말 부끄럽고 한탄스러운데 국립현대무용단이 없다. 앞으로 유니버설발레단II의 위상과 기대가 우리 무용계의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열망에 버금갈 수 없을 것이다.
연푸른 조명아래서 10여명의 무용수들이 앉은 자세로 다양한 움직임을 이루어 나가던 백연옥 안무의 < 밤부, 밤부! >는 10여명의 군무들이 무대 위에 흩어져 깔끔한 느낌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진한 연둣빛 색상의 타이즈를 입은 남자 3명이 포함된 10명의 군무가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남녀 3쌍이 섬세한 앙상블을 만들기도 하고, 남녀 2인무가 이어진다. 계속해서 다양한 인원 변화의 움직임을 이루다가, 크게 점프를 한 후 원으로 흩어져 누우면서 끝나던 이 작품은 아직은 작품에 '상상력'과 '생명력'을 더 불어넣어야 한다. 안무의 입체감도 더욱 높여 일부 작품 전개에서 나타나던 진부함도 제거해야 한다.
깨끗하고 선명한 움직임과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던 이영일 안무의 < 그윽한 향기 (난) - 눈을 감으면 >은 이영일과 곽유리가 서로 스쳐 지나가는 듯한 이미지를 고난도의 테크닉의 움직임으로 만들어 나갔다. 음악에 너무 취해버리는 모습은 극복해야 될 것 같았으며, 일부 안무는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25명의 단원들이 찬조 출연하여 이룬 이스라엘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모던발레 < 마이너스 7 >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무서운 창의력으로 이미 작년에 토월극장에서 이 작품을 관람했던 평자를 포함한 모든 관객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면서 무대에 빨아들이고 있었다.
특별히 고난도의 테크닉을 쓰지 않는데도 무대는 창의적 뉘앙스와 느낌으로 가득하던 이 작품은 무용예술이 표현하지 못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시위하는 듯한 완벽한 작품이었으며, 앞으로 UBCII는 바로 이런 작품 창조에 진력해야 될 것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그동안 우리나라 클래식발레의 꽃을 만개시켰다. 그리고 그 발레단 탄생의 모태가 되는 리틀엔젤스무용단은 우리 '한국무용'을 세계에 빛나는 무대예술 무용장르로 만들었고, 현재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유니버설발레단의 유니버설발레단II 창단은 한국 '현대무용'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UBCII 단원 모두가, 클래식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등등 모든 장르의 무용을 개별 전공자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는 진정한 프로무용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특히 안무창의력의 극대화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