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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아트센터의 다양한 공연 및 전시회에 대한 감상평을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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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몬테카를로발레단 - 라 벨르

기타 / 2008-02-16 10:12:48 조회 : 11951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몬테카를로발레단 - 라 벨르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몬테카를로발레단 - 라 벨르 > "고전발레의 대명사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180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몬테카를로발레단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의 < 라 벨르 >공연이 지난 10월 1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평자는 객석에 앉아 '고전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일관된 컨셉으로 과거의 명작을 비틀고 뒤집어 왔다'는 마이요가 "어떤 내용의 공연을 보일까?", 그리고 혹은 이런 적당한 예술적 변명이나 늘어놓고 "엉뚱한 짓이나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잠겨 있어야 했다. 무용안무에서 원전이 생명력 있게 살아있는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은 무조건 쉬운 일일까? 평자의 생각으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이 작업에 성공한 사람은 모리스 베자르나 메튜 본 등이 된다. 물론 이들의 작품도 실패한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발레씨어터의 제임스 전 등이 이런 작업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실패하여 객석의 관객들을 질리게 만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마이요의 작품도 거친 동작과 알맹이 없는 내용으로 실패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제임스 전 등과 마찬가지로 투명한 재해석 같은 것은 찾을 길이 없어, 내용도 모른 채로 불러주는 데로 쓴 것 같은 신문 등의 프리뷰만 일방적으로 보고 온 관객들에게 혐오감만 잔뜩 주고 있었다. 막이 오르고 누군가 책을 넘기고 있는 영상 등이 나타난다. 중간막이 올라가고, 흰 의상의 여인이 마임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검거나 회색의 칙칙한 의상을 입은 군무들이 무언가 설명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이루는데 전혀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밝은 조명 속에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남녀 4쌍이 나타나서 움직이는데 움직임이 창의적이지 못하고 유희처럼 보인다. 다양한 의상의 출연자들이 나타나는데, 인물의 성격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깊이 없는 만화처럼 되고 있다. 남녀 군무들의 움직임도 그냥 정신없이 무질서한 느낌이다. 계속해서 과다한 의상을 한 과다한 움직임이 이어지는데 무대에 선명히 나타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끔 외양은 깨끗하게 나타나는데, 내용은 조잡한 상태로 막이 내린다. 한 여인이 대형 유리구슬 속에 든 상태로 나타나면서 시작된 2막은 흰 의상의 군무가 이어진다. 무용으로 표현되지 않고 의상이나 소도구로 표현하려니까 무대 공간은 계속 조잡해지는 모습이다. 여자를 허공에 들어 올렸다가 한꺼번에 들고 이동시키기도 하는데, 그 의미를 알 수가 없다. 발가벗은 여자를 다른 여자가 불쌍한 듯이 감싸기도 하는데 신파가 된다. 계속 서로 입을 붙인 상태에서 남녀 2인무를 이루기도 하는데, 객석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군무들이 조잡한 움직임을 거칠게 보이며 마무리되던 이 작품에 대해 이날 객석에 동원된 핫바지 박수부대들이 영문도 모르며 박수를 쳐대며 끝나고 있던 이 작품은 한마디로 조잡함의 극치였다. 무용수의 움직임, 안무, 스토리, 의상 등등 모두가 조잡했다. 주지하다시피, 몬테카를로발레단은, "모나코 캐롤라인 공주가 후원하는" 발레단이 맞다. 그리고 "발레단의 역사가 20세기 초반 전설적인 발레단인 '발레륏스'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맞다. 하지만 이 발레단의 현재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는 이번 작품에서 전혀 예술적 가치와 감동을 객석에 전달하지 못했다. 몬테카를로발레단은 고전을 비틀어만 놓고 객석에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는 비극적인 공연을 하고 우리나라를 떠났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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