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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한심스러웠던 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가을 축제

공연 / 2008-12-11 01:44:46 조회 : 12131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한심스러웠던 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가을 축제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한심스러웠던 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가을 축제 > 온 국민의 힘을 들게 만드는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전 국민이 위축되어 있는 이번 가을에도 서울에서는 유달리 ‘축제’가 많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관람객보다 행사 진행자가 더 많은 ‘축제’도 있었고, 서울시민의 피 같은 혈세 74억원을 들여서 서울시가 주최했다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은 ‘명색이 국제 디자인 행사인데, 인상적인 표시판은커녕 A4용지에 대충 쓴 표지판’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기서 조선일보 10월 20일자 ‘실속도 없이 축제가 넘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전국 곳곳에서 요즘 노래와 춤, 술자리가 어우러진 가을 잔치판이 벌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널뛰기를 하고 환율이 요동을 치면서 고조되는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은 마치 다른 나라 이야기 같다”라고 되어있다. 그러면서 이 기사는 우리나라 축제라는 것이 ‘판에 박은 듯 연예인이 나오고 사물놀이 공연’으로 끝나면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서울 한복판에서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아무리 보아도 그 성격이 요상하기만 한, ‘축제’라는 것이 있었다. < 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가을 >이라는 것이었는데, ‘자신들이 스스로 축제를 창조하여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 있는 축제를 홍보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다시 조선일보 9월 25일자에 나와 있는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의 이야기를 보자. 여기서 그는, “새로운 축제를 만들기보다 ‘하이서울축제’가 기존 가을 축제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도록 구상했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사에서는 “이번 축제는 하이서울페스티벌 봄, 여름 축제와는 달리 기존 축제를 조화롭게 엮어 통합 홍보 마케팅 하는 게 특징이다”라고 하고 있다. 도대체 그 발상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왜 시민들의 피 같은 혈세를 시용하면서 '축제'를 한다면서, ‘기존’ 축제들을 홍보하는데 돈을 쏟아 붓고 있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축제는 '홍보축제'가 되는가? 그러면서 이 ‘축제’가 갖다 붙인 ‘축제’라는 것들을 보면, ‘세계국립극장페스비벌’, ‘200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세계무용축제’ 등등 70여개의 난삽한 축제들인데, 안 갖다 부친 것이 없다. 우선 준국가기관에 속하는 국립극장에서 하는 페스티벌이 왜 서울시의 축제 속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부터 알 수가 없다. 여타 축제라는 것들도 실제로 그 속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그것들의 성격이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지, 어떤 독약이 들어있는지, 어떤 사이비 봉이 김선달이 개입되어 있는지, 전혀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갖다 붙인 모습이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의 전시 행정의 모습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평자는 지난 10월 11일 밤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 ‘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가을 축제’의 일환으로 있었던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08'의 축제 기념공연이라는 것을 보았다. 추워진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첫 번째 작품은 김설진의 현대무용이었는데 황량한 무대 환경때문이었는지, 자신의 평소 실력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코 무대예술로서 섬세한 표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무대 분위기 속에서 너무 억지스러운 움직임만 무리하게 나열하여 스스로도 힘들고 객석도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두 번 째 이어진 김선희발레단의 돈키호테 2인무도 표현력 있는 움직임보다는 그냥 이런 무용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였다. 이어진 한국 춤, < 교방 굿거리 춤 >도 특별한 감동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었고, < 이인수 무용단 >의 창작 춤도 높기만 한 야외무대에서 무용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무엇을 하는지 시야가 낮은 객석에서는 알기가 힘들었다. 섬세한 예술평론의 대상이 되기에도 힘든 모습을 보이던 황량한 공연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빠져 나간 다음 이루어진 < 진도 북춤 >도 썰렁하기만 했다. 다시 계속해서 사물놀이가 나와서 흥청망청 분위기를 지루하게 이루고 있고, 추운 날씨 속에 많은 관객들이 빠져 나가버리고 있던 이 공연은, 사실은 서울시가 무용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욕’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았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서울시의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축제’의 무용 기념공연을 한다고 하면서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공연 몇 개를 썰렁하게 보인 다음, 특히 그 마무리를 긴 시간동안 ‘사물놀이’로 끌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서울시민의 혈세로 만든 이번 '축제(?)'의 팸플릿을 보면, “축제기간 중 주말(11일, 18일, 19일) 저녁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는 하이페스티벌 2008 가을축제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예술들이 열립니다. 세계 최고의 무용가들이 화려한 몸의 언어로 엮어내는 서울 세계무용축제...” 등의 내용이 나온다. 이 내용만을 보면 이날 서울광장 특설무대에 오면, 세계 최고의 무용가들의 화려한 몸의 언어를 볼 수 있는 것처럼 해두었다. 그런데 실제로 나타난 광경은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인가? 그 필연적인 이유들을 모두 설명하려면 말이 길어지겠지만, 짧게 한마디로 말하면, 서울시라는 데서 순수 예술가를 직접 만나고 섭외한 것이 아니라, 브로커 ‘흥행업자’나 만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로커들은 예술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물론 순수예술인들이 배제된채 브로커들과만 연결된 ‘행사’라는 것에서는 예술적 ‘알맹이’를 찾을 수가 없다. 여기서 다시 조선일보 10월 9일자 기사를 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10월 8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구분 없이 의원들은 오세훈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라는 기사가 있다. 이 기사는, “하이서울페스티벌 홍보비가 작년 1억1700만원에서 올해 봄 축제에선 2억 7900만원으로 늘었는데 관람객은 43%나 줄었다”라는 지적을 원유철 의원이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번 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가을 축제의 홍보비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아직 평자는 모른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서울시민의 피 같은 혈세를 사용하고 있는 이 축제의 예산은 투명하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다시 중앙일보 2008년 10월 2일자 기사를 인용한다. “이렇게 경기가 어려울 때 축제가 너무 많아 놀고먹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어르신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대부분 10월 축제가 정부 지원금이나 지자체 보조금이 들어간 국민세금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얼마나 잘 운영되는지 감시의 눈이 필요한 대목이다”라는 기사이다. 당연히 같은 맥락에서 서울 시민들의 피같은 혈세를 사용하고 있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이라는 것도 국민들과 시민들과 사회 전체의 감시를 받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의 무책임이나 안일 혹은 부조리 같은 것이 발견된다면, 관련자들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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