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놀이터
전시 /
2010-08-11 02:44:20
조회 : 13586
수원에 살 때 수원시립예술단 유료회원으로 가입한 뒤 멋진 공연을 저렴하게 관람하여 가입비 이상의 만족스런 호사를 누렸습니다.
그래서 성남으로 이사오면서 망설임 없이 성남아트센터 유료회원에 가입했답니다.
수원보다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고 공연, 전시, 예술교육을 아우르는 센터라 회비는 좀 더 비싸고 서비스로 제공하는 티켓은 없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공연과 전시를 20% 정도 할인 받을 수 있답니다.
(회비가 높으면 할인율도 높아져요.
전 몇 달 전에 유료회원 대상 이벤트에 당첨되어 뮤지컬 친정엄마를 vip 석에서 관람했기 때문에 이미 회원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누렸지요.^^;)
유료회원인 이유로 색깔놀이터에 가기로 했습니다.
회원 기간 동안 많이 누리려고요.
게다가 지난 주는 일년에 두 번 찾아오는 힘든 일주일, 바로 어린이집 방학이었거든요.
더운 날씨에 재윤이 세 끼 밥 해 주고 놀아주는 게 나만 이렇게 힘든건지.;;
아침부터 준비해서 10시 30분 오픈 시간 전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10여 팀의 가족이 와 있더군요.
선착순 50가족에게는 영국 존무어 현대회화 수상전 티켓도 주었어요.^^
관심있던 전시라 어린이집 개학하면 혼자서 룰루랄라 보러 가리라 다짐했지요.
티켓팅을 하는데 만 24개월 미만 유아는 입장료가 싸더군요.
정상가 12000원, 회원 할인가 10000원 이라는 저렴하지 않은 전시였기 때문에
26개월 이재윤의 나이를 두 달 깎아 말할까 하는 고민을 10초 정도 했지만
돈 때문에 아이 나이 속이는 거 안한다는 평소 방침을 굳건히 지켰어요.;;
유치원생 이상으로 보이는 어린이들도 많이 있어서 재윤이가 제대로 못 보거나 안아달라고만 하면 어떡하나 고민도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아해서 관람료가 아깝지 않았어요.
입장 직후 도우미분이 춤추는 색깔 자동차 코너를 예약해 줍니다.
30분마다 한 번씩 하나봐요.
색깔놀이터의 하이라이트 코너로 재윤이도 가장 좋아했던, 지금도 리플릿을 보면서 '자동차'를 자동적으로 외치게 만든 코너에요.
색깔 공과 같은 색 칸에 공을 집어넣는 놀이.
재윤이는 공을 좋아해서 바구니를 다 비울 때 까지 열심히 옮겼어요.
여긴 조명색깔로 따뜻한 색(빨강) 방과 차가운 색(파랑) 방을 만들어 놓은 곳이에요.
마구 뛰고 굴러도 될 만큼 스티로폼 소재의 충전재를 깔아놓아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며 뒹굴던 곳입니다.
조명이 있어도 어두운 편이라 먼지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저는 먼지가 조금 걱정되어서 오래 놀지는 못했어요.
(사진은 플래쉬를 터트려서 조명 색깔은 날아갔음,;;)
자동차 색칠하기.
워낙 열심히 손을 움직여서 건질 사진이 없네요.;;
이렇게 손에 묻혀서 색칠을 합니다. 10분 정도?
여벌 옷이나 앞치마 등은 개인준비물 입니다.
자동차에 빈 틈이 없어질 정도로 색칠이 되면 걸레를 나눠주고 닦는 활동을 해요.
큰 아이들이 순식간에 닦아버려서 재윤이는 닦을 겨를 없이 끝났어요.;;
누군지 몰라도 큐레이터가 정말 생각을 잘 한 듯 하죠?
아이들도 좋아하고 다음 참가자를 위한 준비도 자동으로.^^;
걸레 반납하러 아아들이 빠진 사이 차 앞에서 기념촬영.
이것은 색깔 도미노 놀이.
의자 쟁탈전이 살짝 있습니다.;;
세잔의 정물화 그림 앞에 정물을 놓아보는 활동.
어른 눈에는 별 거 아닌 듯 보였는데 모형 과일에 애착을 보이는 이재윤입니다.
평소 과일을 좋아해서 그런지 바구니에 더이상 못 담을 정도로 꽉꽉 채워 담고 비우기를 여러 번 했어요.
제일 오랜 시간 버닝했던 회전색판.
돌리고 또 돌리고.
엄마도 안 찾더군요.^^;
전시관 옆 업타운에서 스파게티와 볶음밥을 사이좋게 나눠먹고 나오니(업타운 맛있어요.^^)
광장에서는 분수쇼가 한창이었어요.
점심과 저녁 하루에 두 번 음악에 맞춰 분수쇼를 하는데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어요.
물 좋아하는 이재윤은 난간 위에서 물도 맞아보고 아래로 내려가 분수도 구경하고 신나 했어요.
재윤이에게 맞춘 전시는 처음이었는데 엄마와 재윤이 모두 즐거웠습니다.
자동차 색칠 활동은 두고두고 이야기할 정도라 다시 한 번 가고 싶기도 해요.
매주 월요일은 엄마 무료 입장 이라고 해요.(아빠들의 항이가 잇다르고 있다는 후문.;;)
월요일에 관람객이 정말 많이 모인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재윤이 또래 아기가 있다면 월요일을 피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 날 저는 오픈과 동시에 입장했는데도 11시가 넘으니 관람객이 너무 많다 싶었거든요.
전시는 8월 29일까지 열립니다.
요즈음 어린이 대상 전시가 어느 정도로 발전해 있는지 저도 몸소 체험했네요.
키즈카페 분위기랄까, 어른 대상 전시와는 확연히 다르더라고요.
메인 전시관에서 좀 떨어진 별관에서 색깔 공작소 코너도 볼 수 있는데 저는 재윤이가 피곤할 것 같아서 패쓰했어요.
여름 가기 전에 분수쇼 보러 성남아트센터 다시 한 번 갈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