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날 성남시립교향악단의 3류 연주를 보았습니다
한*욱 /
2024-01-03 15:30:49
조회 : 284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12월 31일에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3 성남아트센터 송년음악회”를 관람한 성남 시민입니다.
<br/>성남시립교향악단 관계자들께서 제 글을 부디 읽으시라는 뜻으로, 제목을 다소 자극적으로 달았습니다만, 그 날 음악회의 제 감상평은 사실 저 제목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br/>송년음악회 광고 팜플렛에 소개된, “... 세계적인 수준의 교향악단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라는 표현은, 그날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연주와는 완전히 동 떨어진 표현입니다.
<br/>성남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고, 그리고 성남시립교향악단의 발전을 바라는 평범한 성남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이런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제목을 저렇게 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아래에 몇가지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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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1. 연습 부족
<br/>“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아내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이 안다”고 말했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이, 음악회 공연 내내 제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br/>잠깐 동안이었지만,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의 독주 연주도 전혀 음악적인 감동이 없었으며, 몇몇 구간에서는 개인 연습 부족으로 힘겨워 보이는 연주 부분도 있었습니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는 오케스트라의 얼굴이자 명함과도 같은 존재인데, 이런 수준의 연주자가 수석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그 부족함이 연습 부족에서 기인한 느낌을 받는다는 사실이 저를 슬프게 했습니다.
<br/>또한, 다른 바이올리니스트들도 실수해서 연주를 빼먹거나 따라가지 못하거나 하는 부분들이 제 눈에 자주 보였습니다. 제가 맨 앞 열에 앉아서 관람을 하였기에 이런 부분들이 더 잘 보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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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2. 무대 매너
<br/>음악회 시작 직전에 오케스트라 단원분들이 입장해서 걸어오면서, 그리고 의자에 착석하면서까지 서로 잡담을 주고받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br/>관객들은 오케스트라에게 환영의 박수를 보내고 있는데, 이런 관객들의 시선은 물리친 채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입장하고 자리에 착석하는 매너는 무엇인가요?
<br/>마지막에 공연이 끝나고 퇴장할 때도, 의자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다시 서로 잡담을 하면서 퇴장을 하시더군요. 한두분만 그런 것이 아니라, 꽤 여러 분들이 그런 모습으로 입장과 퇴장을 하셨습니다. 환영의 박수와 환송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는 관객들에 대해서 절대로 이런 매너를 보여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br/>그리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게 저도 내키지 않습니다만, 몇몇 분들, 아니 꽤 많은 분들이 머리도 감지 않은 채 무대에 올라오신 것으로 보였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미용실에서 풀 메이크업, 풀 세팅을 하고 무대에 올라야 한다는 말씀은 절대 아닙니다. 최소한,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라면, 자신의 용모는 깨끗이 단장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이 기본이지 않습니까? 제가 너무 예민한 부분을 말씀드리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도 감지 않은 모습으로, 그리고 그것을 관객이 알아챌 정도이면, 너무너무 기본이 안되어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br/>한 해의 마지막 날 저녁에,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즐겁게 맞이하기 위해서, 기꺼이 관람료를 지불하고 기꺼이 시간을 투자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r/>이런 무대 매너는 관객들을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br/>저 뿐만 아니라, 그 날 공연에 참석하신 모든 성남시민 관객들은 성남시립교향악단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br/>예를 들어 볼까요? 만약 성남시립교향악단이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한다면? 과연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할때도 이런 무대매너를 보일까요? 머리도 감지 않은 모습으로, 입장하면서 퇴장하면서 서로 잡담하고, 연습 부족으로 중간중간에 틀리고... 과연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할때도 이렇게 할까요? 누구나 “아니오”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연주자분들도 당연히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럼, 그 날 보인 무대 매너는 무엇일까요? 그건 “무시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송년음악회를 무시했고, 성남아트센터를 무시했고, 본인들 스스로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수준을 무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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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3. 포디움 난간
<br/>지휘자가 오르는 포디움의 난간(허리 받침대)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지휘자가 잡으면 흔들흔들 거립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음악회를 하는 강당도 아니고, 명색이 성남아트센터인데, 이런 기본적인 시설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br/>지휘자가 기대서 흔들거릴 때마다, 지휘자가 넘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관객이 왜 해야 합니까?
<br/>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신경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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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말로만 세계적인 수준의 교향악단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하지 마시고, 제발 제대로 좀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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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성남시립교향악단을 사랑하고 아끼는 성남시민을 더는 무시하지 말아 주십시오.
<br/>성남시립교향악단의 연주를 보기 위해서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여 오는 관객들을, 성남시민들을, 더 이상 무시하지 말아 주십시오.
<br/>간곡히 부탁드립니다.